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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청주 씨네오딧세이 전 회원 배영강입니다. 질문에 답변드립니다.
글쓴이 : 배영강 조회수: 311 2019-05-02 03:13:43

제가 소속되어 활동했던 씨네오딧세이라는 단체는 극장이 아닙니다.
극장 기반의 사업운영위주로 의사결정구조를 갖는 사업체가 아니라
자발적인 회원들의 참여에 기초한 공동체의 성격을 갖습니다.

저는 이 상태를 초창기 문화학교 서울이나 혹은 다른 시네마테크 단체들이
사업체로 진화하기 전의 초기 형태 혹은 그 과도기적 상태로 생각하나
이것은 제 개인적 해석일 뿐임을 말씀드리며,
단체의 성격에 관해서는 단체의 공식 규정을 참고하시길 부탁드립니다.
https://cafe.naver.com/cineodyssey/1011

아무튼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회원이란
타 단체의 관객회원, 후원회원과는 궤를 달리하며,
실제로 회원형태를 규정함에 있어 정회원과 후원회원을 구분하고 있고,
과거 관객회원의 형태를 따로 운영한 적도 있습니다.

이 단체는 정회원 몇 명 이상의 정족수 등을 조건으로 갖는 총회 등의 의사결정방법을
회칙에 근거하여 규정하고 있으나 그 적용범위에 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즉 사안에 따라 정식으로 절차를 거칠 일과 운영진이 재량껏 결정할 일이 분명히 정해져 있지 않으며, 저와 운영진간 견해차는 여기에서 비롯합니다.

한시협측의 공지가 올라오기 이틀 전인 3월 30일,
이 단체는 대표직의 연임을 결정하는 총회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해당 안건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도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4월 2일,
해당 공지와 함께 단체의 이름이 함께 수록되어 비난받고 있음을
한 회원이 트위터를 통해 발견하였고,

저는 이로 인해 총회의 결정사항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했다 판단,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운영진의 사퇴를 요구하였습니다.

또한 이후 진행할 탄핵의 절차를 예고하였고,
5월 1일 오후 5시, 공식적으로 제명 조치를 통보받았습니다.

제명 조치의 절차에 관한 문제 제기는 제가 해당 단체측과 해결해야 할 일이므로
여기에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으며 울고 웃던 사람들과 얼굴 마주보고 이같은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참담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로써 저는 해당 결정의 무효를 주장할 자격요건을 상실하였습니다.
이후 계속 글을 올리며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을 지속할지는 좀더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다만 이 게시판에서는 제가 올린 글도 있고, 질문도 받았으며,
단체측에서도 저로 인하여 왜곡되어 알려진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것을 요구 받았기에
정리 차원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제가 올린 글에는 추호의 거짓도 없음을 밝힙니다.

저는 처음부터 실명으로 글을 올렸고,
제 의견이 회원 모두의 의견이라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회원 모두의 의견인양 단체의 이름으로 결정된 사항에 이의를 제기하였고,
해당 비난에서 책임주체를 분명히 분리하고자 적극적으로 시도하였습니다.

여러 답답하신 마음에 즉각 성실하게 답변 드리지 못했던 부분 사과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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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어제자 한시협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운영진 인편을 통해
전달을 부탁했던 제 개인성명입니다.

아마도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여기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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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청주 시네마테크 씨네오딧세이의 회원 배영강이라고 합니다. 2006년 처음 가입하여 13년 정도 활동했으며, 2009년 이후로는 운영진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시네마테크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 영화 보러 기웃거리다 사람들이 좋아 눌러앉은 흔한 케이스이며, 2009년 7월 김성욱 선생님의 강연을 들은 것을 주된 각성의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당시 강연 제목은 “시네필과 시네마테크 - 영화의 또 다른 역사”였으며, 당시 저를 비롯한 신규 회원들의 영화에 대한 큰 틀에서의 개념과 이해를 돕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녹취를 풀고 자료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저는 5시간에 걸친 강의 내용을 수십번씩 돌려 들으며 구어체의 워딩을 토씨 그대로 채록하였고, 내친 김에 언급된 영화나 인물, 개념 등을 일일이 검색해 각주를 다는 노동을 자처했었습니다. 그 과정은 제게 큰 공부가 되었고, 이후 제가 영화와 삶을 대하는 데 큰 지침이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러 간다는 행위 자체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서부터 누벨바그와 헐리우드 장르영화를 넘나드는 폭넓은 예시, 영화의 물성과 표현 윤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받아적으며 저는, 예술영화를 본다는 자의식을 전시하기에 급급한 몇몇 스노비들이 시네마테크의 주인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배우고 이야기하는 과정들이 단지 특정 취향의 소비가 아닌 공공성으로 존립할 수 있는 맥락을 이해하였고, 이것은 사회적으로 참 보잘 것 없는 제 처지에도 불구 제가 자긍심을 갖고 삶을 대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김성욱 선생님이 고의로 위력에 기반한 성추행을 행사하지 않으셨음을 믿습니다. 이것은 평소 선생님의 언행과 품성을 접한 분들이라면 당연히 갖는 1차적 감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믿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같은 믿음을 강변하는 것이 어떻게 폭력이 되고 억압으로 작용하는지도 익히 보아왔습니다. 일련의 사건들과 이후의 논란을 통해 저는, 성폭력이란 특정한 사람에게서 특정한 사람에게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위계를 갖는 모든 위치에서 누구에게든 누구로부터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적 태도임을 알고 있습니다.

 세간의 오해와 달리 제가 만나뵈었던 네트워크 대표자분들은 충분히 훌륭한 성인지감수성을 지닌 분들이셨습니다. 이 분들의 결정에 제가 모르는 다른 맥락이 있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뚜렷하게 가시화되지 않으며 아트시네마의 관객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시되는 동안, 이들은 시네마테크가 표방하는 우정의 공동체에서 배제된다는 사실입니다.

 아시다시피 해당 사건은 여러 오해와 억측이 겹쳐 한 쪽에 과한 처벌처럼 작용한 측면이 있습니다. 경중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커리어를 잃고 매장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지적은 분명 중요합니다. 문제는 시네마테크가 공적 기관이며, 선생님이 공직자셨다는 데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선생님이 정치인이 아니셨고, 시네마테크의 구성원들이 정치꾼들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적으로 시작한 활동들이 공공성을 인정받아 상징성을 획득하는 동안, 그 구성원들이 정치인으로 각성하지 못했다는 데 패착이 있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20여년 사업을 일구어오며 얼마나 힘든 과정들을 거치셨을지 제가 감히 다 알 수 없습니다. 냉대와 무관심에 핍박 받고, 시장논리에 폄훼당하고, 블랙리스트에 오르내린 고충을 제가 다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미투라는 이름으로 오랜 구조적 폭력을 폭로하는 이들이 오래도록 쌓아온 고통 또한 제가 감히 다 알지 못합니다. 이들이 자책과 침묵의 굴레를 깨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을 때, 그것을 의심하지 않고 변명하지 않은 채 사퇴를 단행하셨던 선생님의 성정은 충분히 인정받아야 합니다. 실제로 당시 여론 중엔 일련의 폭로 대상자 중 가장 경미한 사안임에도 불구 가장 대범한 대처를 보여주셨던 선생님에 대한 재평가 여론이 분명 있었으며, 무작정 폭로하고 몰아가는 운동 방식에 대한 보다 세심한 접근을 고민하는 흐름이 분명 있었습니다. 이번 결정이 그같은 지점을 모두 무효화시키며, 그 수가 많든 적든 선생님의 범죄여부를 기정사실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바입니다. 덧붙이자면 오랜 세월 주장해 온 시네마테크의 공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작년 해당 논란이 촉발되었을 무렵부터 실시간으로 논란을 체크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 중에는 수업중 세월호의 침몰광경을 tv로 관람하는 행위의 윤리성에 관한 강의를 세월호 폄하로 받아들이는 이도 있었으며, 여성감독이나 여성영화가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어지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 이도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전제된 프레임은 분명 시야를 좁게 만들 수 있고, 다른 관점으로의 접근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들이 갖는 문제의식이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살펴 소통을 도모하는 것이지, 페미나치니 정신병이니 하는 말들로 타자화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저 역시 선생님의 명예회복을 바라며, 서울아트시네마와 한국시네마테크운동의 존속과 중흥을 바랍니다. 다만 그것이 과정상 떳떳하고 공정하여 뒷말을 남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침묵한 채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못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지 마십시오. 세상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믿을 수 있는 어른들로 자리해 주십시오. 약자와 소수자에게 시네마테크가 안전한 공간임을 믿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입장을 묻는 언론의 인터뷰에 당당히 응해주십시오. 공개토론 및 공청회를 통해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주십시오. 사안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성찰을 드러내어 진정한 의미의 우정의 공동체를 재건해 주십시오. 시네마테크 운동이 누군가의 말처럼 실패가 아님을 증명해 주십시오. 언젠가 청주에 다녀가신 후 남기셨던 말씀처럼, 축제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것은 몇 푼의 예산 집행이 아닌,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자세가 전제된 후에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몇 말씀 드렸습니다.





2019.4.30. 청주 시네마테크 씨네오딧세이 회원 배영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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