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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늦은 시간 답글 올립니다.
글쓴이 : 컷 조회수: 391 2018-04-12 00:11:44

퇴근이 늦어져서 답변을 이제서야 드리게되어 죄송합니다.
린 램지, 토드 헤인즈, 로빈 캉필로의 신작들도 읽어야하는데, 주말에도 출근할 듯하니 기약이 없네요.
여기 게시판 관객 여러분들은 부디 편히 영화를 볼 수 있는 직업에 종사하시기 기원드립니다.

서두를 영화 이야기로 꺼낸 이유는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이 게시판에서 관객님들과 제가 대화를 하는 이유는 누군가의 옳고 그름을 분명히 논박하자는 것도
있겠지만, 그로 인해 편가르기를 하고 모욕과 멸시를 하기 위함이 아님을 먼저 전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2000년 11월 18일 서대문 스타식스 정동에서 아트시네마 창립식에서 <상하이에서 온 여인>을 관람한 것처럼
어려분들도 과거에서 현재까지 아트시네마를 다니는 하나의 인연 안에 있음을 무시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선 모든 분들이 관객이라는 게시판 필명을 사용하셔서 각기 다른 분인지 한 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로 인해 번호로 호명하는 무례를 범함을 양해바랍니다.
여튼, 제 글 위로 몇몇 분이 답글을 주셔서 이로 인해 약간의 정보 획득로 수정된 제 입장을 밝힙니다.
저는 2011년 네오 이마쥬 편집장 성추행 사건 당시에도 게시판 논쟁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만,
그 때는 지금과 같은 미투의 사회분위기가 정착되지 않았을 때라 당사자들간의 논쟁이 격화된 바 있지요.
( 아래에서 '그'라는 호칭은 '여성과 남성' 모두를 지칭합니다. 저는 '그녀'라는 호칭을 가능한 사용하지 않습니다)


5357번 님의 만약 가정론과 관련하여 시작하겠습니다.

논점 하나. 성추행은 실재했는가?
5357번 님의 글을 불손하게도 유추하여 제 직업상 업무와 연관시킬 때 이는 '무고'를 연상시킵니다.
( 혹여 아니라면 지적 수정바랍니다.) 직업경험상 무고는 당사자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범범행위인데,
이 이익에는 정신적 충동과 착란으로 인한 만족까지도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 게시판분들 모두가 동의하시는 바인지 알 수 없으나, 아래 글에서 성추행 자체를 부재하다고 판단하는
속뜻의 입장이 있음을 확인합니다. 이 점은 극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최초 피해자를 가해자화하기 때문이죠.

만일 피해자가 곧 가해자, 무고자라면 그에게는 이를 행할만한 이익이 존재해야합니다. 그것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대중이 그것의 실체로서의 사유가 선행되어야합니다. 애석하게도 이에 대해 현재는 정보가 부재합니다.
그가 왜 무고를 했는지와 더불어 왜 가해자이거나 혹은 피해자인 김프로그래머(이하 김프로로 지칭)의 행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정보가 부족합니다. 즉, 김프로의 행위 자체를 인정으로 받아들일것인가가 논쟁이 됩니다.

아래 분의 글에서 법적 과정이나 해당 소속 기관에서의 처리 과정을 언급하시면서 성추행 자체를 의문시하는
입장과 더불어 동시에 피해자의 최초 진술 문장에도 진실의 무게를 두려는 균형잡힌 시각을 확인했습니다.

이 땅의 성추행 사건의 거의 100/1 정도가 실제 사법 처리단계까지 진행되는데, 그 사유는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피해자이자 가해자일 수 있는 그가 왜 법적 절차 등을 진행하지 않았는가만으로는 성추행 실재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는 그 역으로서의 김프로의 행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개의 성추행 사건이 그러하듯이 정보가 극히 부족한 현안에서 명확한 방법론은 결국 검찰 조사 뿐입니다.
하지만, 이는 양자 모두 원하지 않고 있으니 진행될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 논점에서 일단의 보이콧 관객들이 의문시하는 것은 아마도 '왜 성추행 사실 자체를 의문시하는가'일겁니다.
의문시하는 데에는 근거가 필요한데, 위 사법절차 진행의 부재는 그에 대한 근거로서는 빈약함을 말씀드렸습니다.
5357번이 가정하신 물음에 답하자면, 아시다시피 현재 여성계는 무고죄 자체를 폐지하기를 청원중이며, 이와 관련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폐지와 여성정책 자문회의의 모든 부서 정책의 개입 제도도 추진중입니다.

김프로가 무고죄의 피해자이건 아니건 그가 무고죄로 당사자를 고발할 것인가는 그의 자유의지입니다.
질문은 오히려 왜 당사자의 고백 문장만큼 김프로의 결백을 신뢰하는가라는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이는 자칫 과열되면 정봉주의 미권스와 관객분들을 동일화하는 우려섞인 시선을 양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왜 김프로의 결백을 신뢰하는가에 대해서는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 게시판 관객들 중 누구도 해당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점은 부연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는 사실 이 게시판의 관객분들이 일단 성추행 사실 자체의 존재에 대해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무고 가정글과 피해자 중심주의글을 반복하시는 것을 접하니 자못 혼동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결국
사법절차에 의해 판별난다해도 결국 최종적인 진실에 승복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빚어지기 때문입니다.
여튼, 이와 관련 고소를 추진하시는 분들이 이 성추행 사실 자체를 허위사실 유포로 하시게되면 당사자들까지
조사를 받게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은 변호사 지인을 통해 확정받았습니다.

이는 아래 여러글에서도 증거되듯이 김프로의 침묵과 관련해 그가 고소를 원하지 않을 경우 경찰 수사는 곧바로
시들어버릴 것임을 추정하셔야합니다. 아시다시피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됩니다.
이와 관련 아래 두 분이 말씀하신 사건 처리 절차는 지금이라도 당사자의 입장이 확고하면 가능합니다.
다만, 사법절차가 시작되면 당연히 처벌이 따른다는 점은 인지하셔야 합니다.
비견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정봉주를 비롯한 문화계 미투 역시 어느것 하나 사법 절차를 거친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상당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입니다.
님들의 김프로에 대한 결백 신뢰는 이들에게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어야하는데, 이 경우 현재 진행중인
미투 운동과 결을 달리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정리하자면 왜 김프로만이 결백한가를
이 게시판에서 합당한 논거로 논파하심이 보이콧 하는 분들의 여론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논점 둘, 허위사실 유포
제가 트위터를 하지 않아 해당 트윗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핵심은 트위터리안들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 유포했다는
점에 있는 듯 합니다. 심리적 공소시효와 관련된 2년이라는 시간이나, 성추행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에서는
성추행에 합당한 정량주의 처벌 등은 논외가 됩니다. 만일 위 사안을 제 3자인 관객운동(?)을 추진하시는 분들이
고소한다면 이 역시 사법 절차를 따르게 됩니다. 이와 관련 해당 문장의 허위성만을 단순히 판별하는 과정을
넘어서서 해당 사건 자체를 조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소와 무고가 오가는  상황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김프로의 침묵과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이 고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이 지점은 쉽게 추정이 가능하니 능히 파악하셨을 거라 봅니다.
그러므로, 고소 추진 등의 관객 운동은 고소 자체의 실익을 고려해야하고, 트위터리안의 처벌에만 주안점을
맞추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그 일단의 트위터리안들이 메갈리아나 워마드 등과 연관되어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고소 과정에서 그들에게 여론을 확대시키고 이로 인해 여기 조그만 게시판이 아닌 커뮤니티로
사안이 번져나갈 수도 있음을 연상하게됩니다. 개인적으로 메갈리아나 워마드 등의 존재론에는 긍정하지만,
그들의 전략적 방법론인 미러링 등에는 효율성과 효과성, 영향력에서 그다지 동의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들과의 논쟁은 여기 작은 게시판의 문답과는 비견하기 어려울 정도임은 다들 이해하실 겁니다.
물론, 이는 김프로가 결백하다는 확증 하에서의 불편한 기우이자 망상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싸워야할 때는
상대방을 가리지 않고 싸워야합니다. 그것이 촛불의 정신입니다. 문제는 우리 안에 확증입니다.

이 논점 관련 마지막으로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 고소가 진행되기 전 충분히 트위터리안들과
대화하기를 정중히 요청합니다. 일단 절차가 진행되어 벌금형이 부과되면 그것은 범죄 기록으로 남게됩니다.
그들이 상습 범죄자가 아니라면 그것은 사회 생활에 치명적입니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원하시는 바는
징벌이 아니라 명예회복입니다. 일벌백계의 고소미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가능한 용서의 아량도 남겨둡시다.
이는 범죄자 관련일을 24시간 하는 저의 직업에서 오는 교훈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논점 셋. 보이콧 운동
저는 트위터리안들에 대한 고소보다 여기 게시판에 방문하지도 않고 개인적인 보이콧을 실행하시는 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 다른 논점이라고 판단합니다. 저는 생업상 극장 방문이 쉽지 않지만, 극장 지박령이신 분들 중
일부조차 보이콧을 시전의 지속을 방치함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고소로 인해
해결되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전술한 성추행의 실체 확인과 이와 관련한 서아시의 지난 2년간의
침묵에 대한 입장 발표이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극장=김프로=전문가=지식인의 등식을 해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극히 기능적으로 아트시네마를 인지합니다. 거기에 극장의 윤리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장이 혹은 그 곳의 프로그래머가 선한 인간이기 때문에 극장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논리라면 우리는
멀티플렉스에 단 한번도 가서는 안됩니다. 단지 극장에서 우리가 원하는 영화가 상영되기 때문에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식인을 지성인으로 환원할 근거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나라 문학 혹은 영화평론가들이
모두 지성인의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문단 권력에 허우적거려 표절을 옹호하는 평문을 갈기는
이들이나 정당한 기사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운영되는 잡지의 편집장들에게서 지성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물론, 김프로의 결백이 확실하다면 그것을 증명하는 방법을 구하고 실천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요원하다면 극장의 윤리를 말하며 보이콧을 하시는 분들에 대한 여론전에서 또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아트시네마를 유지하는 태도입니다. 이번 사안이 김기덕 등과도 같이 작가/작품의 분리 논쟁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자가 아트시네마를 가는 이유가 다르고, 서로가 보는 지점이 다름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차이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여기 영화를 보는 우리의 좌석입니다. 저는 보이콧하시는 분들도 돌아오게하는 여론몰이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저부터 주변 지인들에게 이같은 입장을 전달할 생각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사안은 기존의 미투 운동과는 달리 피해자(혹은 가해자일 수 있는)분이 현재 어떤 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고 반대편 김프로 역시 침묵중이라 개별적 시각을 경계선 밖에서 접근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분 중 어느 분이라도 등장하셨으면 하면서도 그것을 제 개인의 극장 방문과 관련짓지는 않습니다.
김프로의 결백도 그 자신에게는 중요하겠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아트시네마 신뢰 요건은 아닙니다.

저는 아트시네마를 신뢰하거나 불신하지 않습니다. 그저 문화시설의 일환으로 찾아갈 따름입니다.
두 분 중 누구에게도 강요하고 싶지 않고 그저 내심의 자유로 심리적 시효를 경과하여 재활하기 바랄 뿐입니다.
이 사안을 잡지 씨네 리 이상의 언론에서 다루는 것을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사는 언제나 선정적이고 먹이감을 구할 뿐입니다. 거기에 승자나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트시네마가 신축 건물로 곧 이전한다 들었습니다.
부디 그 곳에서는 무료 입장이나 천원 입장의 시대가 열렸으면 합니다. 영진위, 영상위, 서울시 등에서
외관만 건축할 것이 아니라 내실도 지속적으로 지원하여 직원들의 임금과 운영자금 등을 문화예산으로
부담해준다면 입장료 무료도 가능할 듯 싶습니다. 그 때쯤이면 저같은 나태한 자도 무료라는 이름하에
한번이라도 더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여유 중 하나 정도는 해결되었으면 싶은 바램입니다.
지금과 같은 입장료 하에서는 가난한 영화광들에게는 의외로 높은 관문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 또다른 관객운동이 필요하다면 촛불에서 그랬던 것처럼 야근을 쪼개서 참가하겠습니다.

두서 없는 긴글 죄송합니다. 더 이상의 대화는 기대되지 않지만,
호출하시면 앞으로는 짧게 점심 시간을 이용하겠습니다. 야근에 밤늦게 글쓰기는 너무 힘드네요.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포스트> 글이나 마치고 자야겠습니다. 답글 주신분들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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