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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키튼님의 호출에 응하며('저변의 욕망'에 대하여)
글쓴이 : 컷 조회수: 256 2018-04-19 13:18:25

답변이 하루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업무상 점심 시간을 이용하려다보니...
우선 무엇보다 님께서 닉네임 '키튼'을 지정 사용해주셔서 반갑네요. 번호가 아닌 것만 해도....
아래 글이 점심 때 후딱 쓰는 것이라 오타나 문맥도 엉망일 겁니다. 제 영화글이 원래 그렇습니다.
저는 퇴고로 반듯해지고 싶은 자세가 부족합니다.


먼저 블로그 덧글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
그 블로그 덧글은 비밀글로 했어야하는데, 제가 실수했군요. 분노를 안겨드렸군요.
네, 저는 아래글에서도 밝혔듯이 2011년 네오 이마쥬 편집장 성추행 파문 때 게시판 논쟁에 참여했고
당시 네오 이마쥬  측의 입장문을 비롯 그 웹진에서 활동한 이들에게 질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2011년도였고, 그 때는 지금과 같은 미투 운동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사자들간에 사법절차가 있었구요
그 당시에는 그같은 피해자에 대한 지지의 목소리가 필요했었고, 해당 사건은 위계, 권력이 작용했었습니다.

본건과는 상당히 다른 전형성이 드러났습니다. 굳이 블로그 덧글을 이어 말씀드리자면,
님이 지적하신 '지지를 선언하지 않는다고 쓰레기 취급'이라는 부분에 대해 명확히 말씀드리면
저는 당시 현재 아트시네마에 근무하시는 두 분에게 무언가 공론적인 입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질의드렸고
그에 대해서 상당히 신질적인 반응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말들을 여기서 공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 왜냐하면, 그것들은 웹진 폐쇄와 더불어 사이버상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저는 그 분들을 '쓰레기 취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지지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그 분의 표현대로
' 평소 알던 지인이 성추행 가해자가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입장과 실천을 취해야하나'를 질의했습니다.
좀 더 사안을 정확히 알고 판단하신 후에 '쓰레기 '라는 단어 사용하기를 권해드립니다.

굳이 덧붙이자면, 저는 해당 블로그 분의 글에 거의 동의합니다.
그리고, 제 덧글은 아트시네마의 입장문 발표의 부실함에 대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정봉주 성추행 보도에 있어 프레시안과 한경오의 허술한 기사를 연상하게 합니다.
본건에 대한 아트시네마의 입장문 발표를 김프로의 해당 사안과 연계되어 판단할 것인지는 논외의 문제입니다.
아트시네마는 절대적 윤리의 성지일 필요가 없지만, 문화 단체로서 입장문 발표에 있어서는 성심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지엽적인 부분이고 아마 서로 다른 시각을 견지하실 것으로 봅니다.



두번째, 피해자 지지 입장의 '욕망'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
세부적인 현안에 대한 제 입장은 아래 제글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반복하지 않습니다.
키튼님의 입장이 양비론은 아닐테니, 님의 '저변의 욕망'이라는 단어를 남용, 오용 추정해서 사용하겠습니다.

본건에 대해 다양한 입장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가능한 현재의 미투 운동에 힘입어 당연하고 신속하게도
'정치적 옳바름'의 자리로 스스로를 위치시켜 자신을 윤리화하고 공범시선으로부터 배제된 안전지대에
소속되려는 욕망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지'라는 이름의 그같은 입장들이 지금도 여전히 소중하다고 판단합니다.

사법 체계 안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입에 담기는 민망하지만,
현재 성추행(동성애를 포함) 사건에 관여하는 작금의 사법 제도는 남성성 안에서 구촉되고 변경되어왔습니다.
하나하나의 절차가 그러하고, 최종적인 결과로서의 판결과 처분 역시 그렇습니다.
이는 현행법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법역사와 법철학적 측면에서 중립성은 불가함을 진술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실명 미투 운동과 이를 지지하는 층위는 여전히 존재론적으로 유효합니다.

그들에게 '너희는 너무도 빨리 너희의 윤리적 욕망의 안전성을 수행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추궁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여성인권이 어느 정도로 윤택한지를 가늠한 이후 재고되어야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본건에 대해 관객운동을 하는 입장의 '저변의 욕망'을 말씀드립니다.
----->
이분들을 일종의 팬카페, 평론가 신화화, 아트시네마 성지화로 호명하고 이를 배척하는 것은 무척 편리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분들의 욕망은 자신들이 이제까지 신뢰했던 인물에 대한 보호의지로 폄하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분들 안에도 다양한 입장차가 있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수행하려는 의견수렴의 의지가 있습니다.
이 욕망은 아직 무고죄 고소라는 또다른 현실적 가해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내심은 알 수 없지요)

이분들이 요구하는 사법적 절차와 기관 내의 조사가 이분들의 욕망을 실현시키는 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욕망이 과연 발현되어야하는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고민입니다.
저는 그같은 맥락에서 관객운동 카페의 스터디 모임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이 욕망을 무시하지 않으렵니다.
기꺼이, 그들과 같이 '피해자 중심주의'에 관련된 3권의 책을 읽고 토론할 생각입니다.
( 애석하게도 '당신은 가해자입니까 피해자입니까? 앞부분 네 편의 글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저변의 욕망'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
저는 직업실무상 가능한 현실 절차적인 지점에서 가능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려고 합니다.
( 데이트폭력과 가정 폭력 당사자분들을 반복 접하는 업무에 종사합니다.)
하지만, 해당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선회하자면, 저는 양극단의 편리함보다는 스스로가 기꺼이
고정된 정체성으로부터 미끄러워짐으로서 가능한 '성장'에 도달하기 위해 여기에 참여합니다.

이전에도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는 부족하고, 현재도 그러하지만,
이번 사안을 통해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해, '윤리적 폭력'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단순히, '피해자가 착각을 했다'거나 '김프로가 성추행을 했다'라는 사실 확인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는 단순히 '심심해서 훈장질 하기 위해'가 아닌 제 자신의 비판을 통해 단단한 정체성에 균열을
내기 위해 이번 사안에 접근합니다. 그러므로, 능히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상의 의식을 유지합니다.

덧붙이자면,  본건으로 인해 아트시네마 보이콧 하시는 분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비록 아트시네마가 영리업장은 아니지만, 결국 입장료를 지불한다는 측면에서 자본적 소비이며
문화 운동적인 측면에서도 문화적 소비입니다.이는 곧 현실에서의 실천적 투표로 호명됩니다.
그러므로, 이 투표를 통해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는 바도 나름의 의의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아트시네마를 기능적으로 고찰합니다.
흔히 평론가, 감독의 글과 인터뷰를 절대 신뢰하여 작품 해석의 권리와 의무를 폐기하지 않듯이
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관객이 아니라면 굳이 보이콧은 무의미합니다.
만일 작가의 윤리와 정치를 따지자면, 왜 우디 알렌과 로만 폴란스키와 지아장커의 영화를 보는 것일까요?

작품과 작가를 분리하자는 것이 아니라, 관객으로서의 능동성 하에 그들을 재배치하자는 것이 제 입장입니다.
이같은 맥락이 아트시네마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저에게는 아트시네마는 그저 작가주의 영화를 상영하는 장소일 뿐입니다.
( 물론, 가능한 최대한 저렴한 관람료였으면 좋겠습니다. 영상원처럼 무료가 되든지)


정리하자면, 우리 각자는 저변의 욕망이 있고, 심지어는 키튼님에게도 타인의 이같은 '저변의 욕망'을
지적하고자 하는 욕망이 작용합니다. 하지만, 그 욕망이 단순히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되어야하는 것인지요.
그 욕망을 긍정하고, 변형하고, 이전시킴으로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욕망의 존재론입니다.
다만, 최대한 서로에게 막말과 모욕을 범하지 않는다는 부르조아의 예법 하에서 지금 여기서 욕망이
발현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입장이 '옳음'을 고정, 확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페미니즘에
대한 시야의 확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지금 제가 여기 논쟁에 참여하는 이유이고 저변의 욕망입니다.

강인한 질문에 모자란 답변 드렸습니다.
(윽..점심시간 15분 넘어버렸네요.  이 게시판에서는 이제 그만하고 관객운동 카페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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